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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엘로디, 청춘을 넘어선 진지한 배우의 초상

by 시작작렬파파 2025. 6. 24.

제이콥 엘로디
제이콥 엘로디

키싱 부스, 주목받는 데뷔작

제이콥 엘로디의 대중적인 인지도는 2018년 넷플릭스 영화 『키싱 부스(The Kissing Booth)』를 통해 급상승했다. 키 196cm의 모델 같은 피지컬, 수려한 마스크, 청춘물에 어울리는 에너지까지, 그는 이 작품에서 하이틴 로맨스의 이상적인 남자 주인공 '노아 플린' 역을 맡아 전 세계 젊은 층의 팬덤을 확보했다. 10대 소녀들을 중심으로 한 SNS 팬 페이지와 팬아트가 폭발적으로 생겨났고, 엘로디는 단숨에 '글로벌 하트브레이커'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엘로디는 자신이 단지 ‘외모로 소비되는 배우’가 되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키싱 부스 시리즈의 후속편에도 출연하면서도, 동시에 더 복잡하고 내면적인 캐릭터에 대한 갈망을 키워갔다. 그 갈망은 곧 그의 연기 행보에 본격적인 변화를 이끌게 된다.

『유포리아』, 그를 다시 쓰게 한 작품

엘로디의 커리어 전환점은 단연 HBO 드라마 『유포리아(Euphoria)』였다. 그는 이 시리즈에서 ‘네이트 제이콥스’라는 복잡하고 폭력적인 청소년 캐릭터를 연기했다. 네이트는 억압적인 아버지의 그늘,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 통제욕과 폭력성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로, 단순히 악역이라고 하기엔 너무 복합적인 내면을 지닌 인물이다. 엘로디는 이 역할을 통해 연기적으로 한층 깊어진 모습을 선보였고, 시청자와 비평가 모두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유포리아』는 그의 ‘스타’ 이미지를 완전히 재정립시킨 작품이었다. 엘로디는 단지 로맨틱한 청춘물이 아닌, 인간의 어두운 감정과 심리를 정면으로 다룰 수 있는 배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드라마는 그에게 배우로서의 정체성과 진지함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그의 커리어는 질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게 된다.

도전의 연속, 『프리실라』에서 엘비스를 연기하다

엘로디는 2023년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프리실라(Priscilla)』에서 엘비스 프레슬리 역으로 캐스팅되며 또 한 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가 엘비스를 연기한다는 소식은 호불호가 갈리는 반응을 낳았지만, 영화가 공개되자 그의 연기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그는 단지 ‘전설적인 가수’의 흉내를 내는 것을 넘어, 엘비스의 내면적 고뇌, 관계의 복잡성, 그리고 명성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이 작품은 베니스 영화제에 초청되며 예술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받았고, 엘로디는 평단으로부터 “깊이 있는 연기를 통해 전형적인 캐릭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평을 들었다. 그는 연기자로서의 폭과 깊이를 증명했고, ‘아이돌’ 이미지에서 완전히 탈피하는 데 성공했다.

『솔트번』, 욕망과 파괴 사이의 캐릭터

2023년 말 공개된 『솔트번(Saltburn)』은 엘로디의 또 다른 도전이었다. 이 영화에서 그는 상류층 귀족 가문의 아들 ‘펠릭스’ 역을 맡아 매혹적인 외모와 특권적 배경, 그리고 인간적인 허점을 모두 가진 복합적인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는 블랙 코미디와 스릴러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 욕망의 민낯을 파헤쳤고, 엘로디는 그 중심에서 깊이 있는 연기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구현해냈다.

그의 펠릭스는 단순한 ‘왕자님’이 아니다. 그는 불안정하고, 때론 무책임하며, 동시에 다른 이들에게 강한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다. 엘로디는 이 배역에서 놀라울 정도로 섬세한 감정 표현과 신체적인 존재감을 모두 활용했다. 결과적으로 『솔트번』은 엘로디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파격적인 작품 중 하나로 남았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배우, 제이콥 엘로디

엘로디는 단순히 작품 선택에만 신중한 것이 아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주 언급하듯, 배우로서의 성장과 인간으로서의 성찰을 동시에 추구한다. 그는 “연기는 결국 나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려는 과정”이라고 말하며, 연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는 자세를 보여준다. 패션과 스타일에서도 그는 트렌드를 좇기보다 자신만의 정체성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그가 헐리우드에서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커리어를 구축하려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향후 제이콥 엘로디가 도전할 장르는 무궁무진하다. 그는 액션, 심리극, 역사물, 심지어 코미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열려 있으며, 매 작품마다 예측을 벗어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다. 관객들은 이제 그의 외모나 팬덤만이 아닌, 그의 연기력과 진정성을 기대하며 그를 지켜보게 되었다. 젊지만 성숙하고, 강렬하지만 섬세한 배우—제이콥 엘로디는 그렇게 헐리우드의 차세대 리더로 거듭나고 있다.

맺으며

제이콥 엘로디는 10대들의 우상에서 출발해, 진정한 예술가로 성장하고 있는 배우다. 외모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과 감성으로 연기 세계를 확장해가는 그의 여정은 단지 개인의 성공담이 아니라, ‘배우’라는 직업이 가질 수 있는 무게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사례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더 큰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의 커리어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