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드라이버는 독특한 외모와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독립 영화와 블록버스터 양쪽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배우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의 성장 배경, 군 복무 경험, 연기 철학, 대표작, 그리고 사회적 영향력까지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인디애나에서 해병대까지, 평범하지 않은 시작
아담 더글라스 드라이버(Adam Douglas Driver)는 1983년 11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디에이고에서 태어났지만, 주로 인디애나주 미시와카에서 성장했습니다. 어머니는 교사였고, 계부는 침례교 목사로 활동하며 보수적인 종교 분위기 속에서 자랐습니다. 학창 시절 그는 음악과 연극에 관심을 보였지만, 당시엔 진지하게 배우를 꿈꾸진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그는 잠시 외판원, 피자 배달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9·11 테러가 발생한 직후 미 해병대에 자원입대합니다. 드라이버는 무려 2년 8개월 동안 해병대 제1사단에서 복무했고, 훈련 도중 자전거 사고로 인해 의학적 사유로 명예 제대했습니다. 이후 그는 해병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고자 결심했고, 결국 연극과 연기에 매력을 느끼며 명문 줄리아드 음대에 입학하게 됩니다. 줄리아드 시절의 드라이버는 매우 진지하고 열정적인 학생으로 유명했으며, 이 시기의 연기 훈련이 그의 향후 경력에 결정적인 토대가 되었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연기뿐만 아니라 인간 내면의 깊이를 탐구하는 방법을 배웠고, 이후 이성과 감성의 균형 잡힌 배우로 성장해나가게 됩니다.
무대에서 스크린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
졸업 후 아담 드라이버는 뉴욕의 다양한 연극 무대에서 연기력을 다지며 경력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HBO 드라마 <걸스(Girls, 2012~2017)>였습니다. 그는 주인공 한나의 연인 ‘애덤’ 역으로 등장해, 충동적이면서도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을 실감 나게 그려내며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그에게 에미상 후보 지명이라는 성과도 안겨주었습니다. 그의 영화 커리어는 인디 영화와 메이저 영화 양쪽을 아우릅니다. <프랜시스 하>,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패터슨> 등에서 섬세하고 인간적인 캐릭터를 보여주며 인디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고, <링컨>, <실비아의 사랑>, <블랙클랜스맨> 등에서는 역사와 사회적 맥락 속에서 캐릭터를 풀어내는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스타워즈> 속편 삼부작에서의 ‘카일로 렌’ 역은 그를 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카일로 렌은 단순한 악역이 아닌,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는 복합적인 캐릭터로, 드라이버는 이 인물의 혼란과 감정을 날카롭게 표현하며 극의 긴장감을 이끌었습니다. 그의 연기는 단순한 블록버스터 연기가 아닌, 진지하고 철학적인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스타워즈 팬덤 내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는 2019년 <결혼 이야기>에서 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부부의 이혼 과정을 그린 드라마를 통해 최고의 연기를 펼쳤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 작품에서 그는 가정의 해체라는 개인적인 고통을 절제된 감정선으로 소화하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습니다.
예술가로서의 태도와 사회적 활동
아담 드라이버는 연기를 단순한 직업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는 “배우는 인간의 감정을 대변하는 도구”라며, 캐릭터에 진심으로 몰입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여깁니다. 어떤 작품을 선택하든, 드라이버는 인물의 심리를 분석하고 복합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데 치열하게 접근합니다. 그의 군 복무 경험은 단순한 이력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는 제대 이후 예술을 통해 군인들의 정신 건강을 회복하고자 ‘아츠 인 더 암드 포스(Arts in the Armed Forces, AITAF)’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했습니다. 이 단체는 현역 군인과 참전 군인,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연극, 낭독회, 대화의 시간을 제공하며 치유와 공감을 나누는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언론 노출이나 화려한 삶보다는 조용한 사생활을 유지하며, 인터뷰에서도 진중한 태도로 인간과 예술에 대한 깊은 생각을 나누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배우로서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시대와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하는 예술가입니다.
진화하는 배우, 깊어지는 존재감
아담 드라이버는 단순히 인기를 얻는 데 급급하지 않는 배우입니다. 그는 연기의 기술보다 그 안에 담긴 철학과 감정을 중시하며, 매 작품마다 자신만의 흔적을 남깁니다. 그런 그이기에 영화계에서는 물론, 연극계와 사회 전반에서 존중받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스타워즈 이후의 블록버스터뿐만 아니라, <화이트 노이즈>, <페라리>, <65> 등 철학적이고 실험적인 프로젝트에 계속해서 도전할 예정이며, 감독 및 제작자로서의 영역도 준비 중입니다. 배우로서, 창작자로서, 그리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그는 더욱 깊어지고 넓어지는 길 위에 서 있습니다. 아담 드라이버는 현대 배우 중 가장 입체적이고 성실한 예술가 중 한 명이며, 그의 눈빛과 목소리는 언제나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그리고 존중해야 할 배우로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