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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움을 껴안는 힘 – 영화 〈원더〉

by 피플시네마 2025. 7. 4.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한 관계는 외모나 조건을 넘어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비롯됩니다. 영화 〈원더〉는 선천적인 안면 기형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 '어기'가 처음으로 일반 학교에 다니며 겪는 따뜻하고도 때로는 냉정한 세상을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어기의 성장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를 둘러싼 가족과 친구, 선생님까지 다양한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흐름을 진정성 있게 그려냅니다. 관객은 이 이야기를 통해 다름을 존중하는 법, 상처를 어루만지는 법, 그리고 관계 속에서 나다움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가족이라는 가장 든든한 울타리

어기의 가족은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지지자이자 보호막입니다. 어머니는 교육을 포기하고 오로지 어기를 위해 헌신하며, 아버지는 특유의 유머로 어기에게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특히 누나 비아는 사춘기를 겪으며 자신의 외로움과 상처를 감추면서도 동생에게만큼은 한없이 따뜻한 존재로 남습니다. 이 가족은 완벽하지 않지만, 서로에 대한 애정과 이해로 가득합니다. 영화는 이 가족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각자가 가진 고유한 상처와 극복 과정을 따뜻하게 포착합니다.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의 진짜 의미

학교에 처음 간 어기는 아이들의 시선 속에서 혼란과 두려움을 느끼지만, 점차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해 나갑니다. 처음 어기에게 다가온 잭 윌은 진심 어린 우정과 실수를 동시에 보여주며, 진짜 친구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이 관계는 갈등과 화해를 겪으며 단단해지고, 그 과정을 통해 어기뿐 아니라 잭도 성장합니다. 친구란 존재는 그저 곁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의 두려움을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는 사람임을 이 영화는 조용히 이야기합니다.


관계 속에서 나다움을 지키는 법

어기는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이 지점에서 진정한 ‘특별함’이란 겉모습이나 동정이 아니라, 용기와 진심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도 어기는 점점 자신의 존재를 지워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다움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를 지켜보는 이들도 자신만의 정체성을 되찾게 됩니다. 이처럼 관계는 나를 잃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다는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다른 모습을 존중하는 사회를 위하여

〈원더〉는 단순한 감동영화에 머물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다양한 인물의 시선과 감정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외모나 첫인상에 기대어 사람을 판단하는지, 그리고 그런 시선이 얼마나 누군가를 외롭게 만드는지를 섬세하게 비춰줍니다. 하지만 동시에 작은 변화와 이해가 얼마나 큰 울림을 줄 수 있는지도 보여줍니다. 결국 이 영화는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지를 묻습니다. 다름을 차별이 아닌 개성으로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공동체야말로 건강한 관계의 출발점임을 일깨워줍니다.